삶의 한가운데
삶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저 | 민음사 | 1999년 06월 30일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 (1950년)는 그녀의 [도덕의 모험] (1957년)과 함께 '니나 소설'이라고 불린다.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루이제 린저가 창조해 낸 '니나 부슈만'이라는 인물에 열광한 이유는, 작가가 '니나'를 통해서 전후 독일의 암담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참된 삶을 추구하는 여성의 한 전형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루이제 린저는 이 작품을 통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침체되어 있던 독일 문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가 되있다.
[생의 한가운데] 는 국내에 전혜린씨가 1967년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한 이래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독자들을 갖고 있으며, 수많은 역자/출판사에 의해 중복, 해적 출판의 대표적인 표본이 되기도 하였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소장 독문학자 박찬일 교수에 의해 변역된。이 책은 독일의 Fisher출판사(1994년판)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였다.
[삶의 한가운데] 는 주인공 니나를 사랑하는 슈타인의 일기 및 편지, 그리고 니나와 그녀의 언니 간의 며칠 간의 짧은 만남과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중 하나인 슈타인은 니나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의사인 슈타인은 그저 평범한 중년 남성이 있으며 그저 지루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있다. 그러던 그 앞에 니나부슈만이 나타난다. 광기와 절망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어린 소녀와의 만남으로 무의미한 그의 일상은 한순간 삶의 정점에 내던져진다. 그후 슈타인은 아직 어린 소녀이던 때부터 니나가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하기까지 십팔 년 간이나 삶의 전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슈타인은그 전과정 동안 니나를 자신의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흔하고 또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나치즘과의 투쟁 때문에 투옥되고, 자살을 기도하고, 턱없이 타락하는 순간순간을 고통 속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오직 니나라는 한 여자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온갖 삶의 잔혹한 이변을 모두 경험하면서 어느새 절망 속에서도 참된 삶의 자각을 해나간다.
이 작품에서 새로운 인물이라면 슈타인보다는 니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니나의 직선적, 모험적, 충동적 성격은 작가 루이제 린저의 성격이기도 하다. 자신의 절망을,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큰 재산처럼 부러워하게 만드는 여자, 삶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 삶이 자기를 배반했을 때 그 삶을 가차없이 버릴 줄 아는 여자, 가만히 있기보다는 차라리 모험을 택해 전부를 기꺼이 잃으려고 하는 여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줄 아는 여자, 심지어 그 사랑까지 버릴 즐 아는 여자, 충동과 격정에 자신을 내맡길 줄 아는 여자.
이러한 <니나>였지만, 반나치즘 투쟁과 휴머니즘에 대한 태도 둥 작가의 이념이 그대로투영된 인물이기도 하다. 결국 이 소실을 두고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작가가 삶의 의미를 부단히 추구하고 모색하는 매혹적인 인간상을 그려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